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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교육장님과의 간담회 건의사항

by 박종한 ㅣ last update 2018-08-24 16:43

BLU 10기의 의장 박종한은 성남지역 학생자치협의회(혼동을 피하기 위한 가칭, 정식 명칭은 '학생자치회'임)에서 김건오 회장, 류석현 회장 등 BLU 소속 학생회장 동료들의 추천을 받아 성남지역 학생자치협의회 고등 대표로 당선되었습니다. 학생회 대표단의 공식 활동인 교육장님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아래의 내용을 전달하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현재 고등학교 학생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한데 모아 아카이빙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이들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장님과의 간담회 및 성남지역학생자치협의회 대표 임명장 수여식 건의사항 문서 자료

 

고등 대표 측 참석자 야탑고등학교 학생회장 박종한 (고등 대표, BLU 의장), 송림고등학교 학생회장 류석현, 분당경영고등학교 학생회장 김건오

   존경하는 교육장님, 장학사님, 그리고 각급 학생자치회 대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 BLU(블루)는 분당지역 23개 고등학교 학생회의 자발적인 연합 조직으로서, 성남시청소년재단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에 자치기구로서 소속되어 있습니다. 성남시 안에서 성남시고등학교대표자협의회 ‘성고협’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온/오프라인 학생회 정보 공유, 인적 교류, 각종 청소년 행사 개최로 서로 소통하며 시민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님을 비롯한 교육청에서 제시하신, 앞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학생회를 이끌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학생들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 역시 존재합니다. 그와 관련하여 오늘 함께 나누고 싶은 주요 주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간담회 전일 BLU 단체 채팅방을 통해 수렴하여 종합한 내용입니다.

가. 학교의 일방적인 학생회 인원 감축 지시 (송림고, 이매고)

나. 학생자치회 역할에 대한 갈등 (서현고, 늘푸른고)

다. 학생 복장 규정에 대한 갈등 (야탑고, 영덕여고 등)

라. 축제 학생회 의사결정권 및 학교 구성주체간 소통창구 부족 (늘푸른고, 야탑고)

제언. 학교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학교와 학생회, 그리고 교육청이 해야 할 일에 대한 BLU의 생각

가. 학교의 일방적인 학생회 인원 감축 지시 (송림고, 이매고)

<학생회 인원 감축에 대한 송림고 학생회의 입장>

 

   현재 송림고등학교에서는 이번 새로운 38기부터 각 부서마다 부장1명, 차장1명만 두는 인원체계로 바뀌어 29명의 학생회원을 선출한 상태에서 정원을 19명으로 감축하라는 지시를 받아 10명의 인원이 감축된 상황입니다.

 

   송림고등학교 학생회는 2018년 초, 학교의 강압적인 요구로 인해 많은 업무량의 상당부분을 도와준 바른생활부 부원의 정원을 대폭 감소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자치회의 일을 도와줄 인원이 많이 줄었고 실제로 이번 체육대회, 동아리제 등 많은 활동에서 전과 비교해서 힘든 부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2018년 2학기부터 새로운 38기의 학생자치회는 학교에서 학생회 인원을 줄이라는 뜻을 전달받았고, 37기인 학생회장이 인원감축을 막아보려 하였으나 실패하였습니다.

 

  학교에선 인원 감축의 이유로, 학교 규정의 ‘제63조(임원)’의 3항 각부의 부장 및 차장 각 1인을 둔다.’ 을 들어 현재 학생회의 부장1명 차장2명인 시스템을 문제 삼아 인원을 감축하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64조(부서)’라는 규정에 의하면 ‘신앙부’라는 부서도 있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홍보부로 대체하는 체계는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았으며 오로지 ‘제63조(임원)’의 규정만 문제 삼아서 말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생자치회에서는 현재 학교규정과 실제로 작동하는 체계의 다른 점이 매우 많은 데 오직 이런 부분만 문제 삼는 것이 논리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38기 학생회장단은 차장2명을 뽑아놓은 상태인데 학교에서 강압적으로 입장을 굳혀 2학년 차장1명씩을 모두 해임시키게 되었습니다. 차장을 부원으로 재임명하는 좋은 수단도 있었지만 학교에선 해임시키라는 명령에 학생들은 심각한 고충을 겪고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대로면 38기 때부터는 19명이라는 작은 숫자로 학생들을 대표하여 학교를 이끌어 가야 할 상황이여서 어떻게든 학생회 인원 감축을 막고 정원을 29명의 학생회로 다시 늘리고 싶은 입장입니다.

 

교육장님께

   현재 교육청에선 모든 학교에게 학생자치회가 주도하여 이끌어가는 학교를 만들라고, 학생자치회에게 지원을 많이 해주라는 입장을 전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상황을 보면 저희 송림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회 인원 감축을 한다면 학생회 활동이 더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출까지 모두 마친 학생회 정원을 유지할 방법은 없는 건가요? 교육청에서 도와주실 수 있는 부분은 없나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회 인원 감축을 둘러싼 이매고등학교 학생회의 상황>

 

  이매고등학교 학생회는 최근 조직 개편과 1학년 학생회원 선출을 마치고 직속 선후배를 정했습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학생회 인원을 감축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며 학생회가 설치한 12개 부서를 6개로 줄이라는 학생회 담당 교사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이에 학생회는 ‘학생회 조직이 이미 구성된 상태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 옳지 못한 처사이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학생회 담당 선생님은 ‘그렇다면 새로 뽑은 1학년은 잔류하고, 2학년은 방출한 다음 다시 면접을 보고 절반의 인원인 6명만 가입하라.’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회 담당 선생님께서 학생회원에게 “2학년, 너희는 1년 더 할 가치도 없다.”라는 등 거칠게 말씀하셔서 녹음까지 했습니다.

 

  소통을 위해 선생님을 찾아뵈면, 자리를 피하시고 학생회장만 따로 불러 ‘회장은 담당 교사의 편이어야 한다.’며 혼내신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업무 진행을 위해 자치법정부, 선도부, 학생회가 함께 담당 선생님을 뵈러간 일이 있었는데, 선생님께 강압적이라며 모두 선도처분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생회 임원이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부서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신고하려 하였으나, 5번의 전화연결 시도가 모두 실패했습니다. 학생회 담당 선생님께 공문 열람을 요청하면, ‘지난번에 보여줬다.’는 사실과 다른 말씀을 하시며 거부하십니다. 학생의 자치권 보장과 알 권리 보호를 위해 공문에 대한 성남교육지원청의 명확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고맙습니다.

 

 

나. 학생자치회 역할에 대한 갈등 (서현고, 늘푸른고)

 

 <서현고와 늘푸른고의 학생회 역할에 대한 건의사항 종합>

 

   늘푸른고의 경우, 각종 캠페인이나 축제 진행방식을 바꾸려고 하는 학생회의 의지에는 학교가 심하게 제약을 두며 매번 ‘학생회 활동이 부진하다고 느낀다.’라고 말씀하신다고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학생회에게 바라는 것은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활발한 기획-참여 활동이 아니라, 복장과 용모 등의 ‘학생 지도’이라고 합니다. 교사들은 학생회의 교육활동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배제한 채, ‘규율을 잡아 학풍을 조성하는 것’ 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체육대회에서는 학생회가 기획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전 협조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육대회 담당 선생님께서 독단적으로 모든 사항을 결정하여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종목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서현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학생을 단속하는 불합리한 선도규정’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현고 학생회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은 학생들 사이에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는 이 규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매년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무산되어 왔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그 규정을 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학교의 입장을 밝히셨다고 합니다. 이에 서현고 학생회는 학생들 사이에 평등한 상호존중관계를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이 규정에 대해 성남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조치를 강제할 방법은 없는지 질의합니다

 

  위의 갈등 사례 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회는 교사의 지시를 따라 대규모의 인원이 필요한 일을 하는, 소위 ‘노동회’로 불리기도 합니다. 학생회의 의무와 기능에 대한 정립과, 학교와 학생회간의 공동의 가치체계 형성이 필요합니다. 성남교육지원청에서 학생자치에 대한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신다면, 저희 BLU를 비롯한 학생회 대표단은 언제든지 화합을 위한 대화를 위해 마음과 귀를 열겠습니다.

 

 

다. 학생 복장 규정에 대한 갈등 (야탑고, 영덕여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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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 착용 등교가 가능한가? - BLU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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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탑고등학교와 ‘체육복 반바지 등교 허용’ 공약>

 

  현재 등교 시 반바지 착용 허용 여부에 대해 학교별로 상이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름이 오고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등굣길이 험준한 학교를 중심으로 반바지를 착용하고 등교할 수 있길 바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회장-부회장 후보의 공약으로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야탑고등학교의 현 학생부회장의 선거 출마 공약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생활복 반바지가 없는 야탑고등학교 학생들은 체육복 반바지를 입고 등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교에서 복장 지도를 담당하는 부서인 학생부의 동의를 받아 내건 공약인데, 임기 말미인 아직까지도 관리자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가치가 충돌하여 공약 실현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야탑고등학교는 교문을 지나 교실로 가려면 높은 언덕이 있어 숨이 많이 차곤 합니다. 여름이면 땀이 많이 나기도 합니다. 또한, 치마를 입는 경우 언덕의 경사가 높아 민망한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담요를 두르지만, 여름에는 대책이 부족합니다.

 

  학생들은 선거 출마 공약 말고도, 학생회의 ‘대답하는 건의 게시판’을 이용해 발언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습니다. 하지만 학교 관리자 선생님의 가치관에 따라야만 하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영덕여자고등학교의 반바지 등하교 단속>

 

   영덕여자고등학교는 위의 야탑고등학교와 함께 영장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높고 긴 언덕이 등굣길인 학교입니다. 하복 반바지를 만들어달라는 학생들의 건의사항은 매번 방치되고, 체육복 반바지를 입고 등교하는 것은 단속 대상입니다. 하교 시와 시험기간에도 단속은 멈추지 않습니다. 만약 이 단속에서 적발되면, 학생주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까지 반성문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결론>

   복장 규정 및 단속에 대한 문제는 세대 간의 가치관의 차이에서 빈번히 일어나며 관리자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2010년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여 관내 모든 고등학교가 ‘학생의 규칙 재개정에 참여할 권리’를 명시한 학생생활인권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실효성이 있는 대토론회나 학생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게 학생회들의 여론입니다. 성남시내 모든 학교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꼭 맞는 규정을 만들고 수정하며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학교민주주의 보호를 위한 제도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분당지역고등학교학생회연합을 비롯한 학생회 대표단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공약인 ‘학교자치, 학교민주주의 실현’, ‘학생회 등 자치기구 법제화 추진’,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학부모-교사-교직원 참여 제도적 보장’이 온전하게 이행될 것을 촉구합니다.

  

 

라. 축제 학생회 의사결정권 및 학교 구성주체간 소통 부족 (늘푸른고, 야탑고)

 

<축제 학생회 의사결정권 및 학교 구성주체간 소통 부족>

 

   ‘나’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늘푸른고등학교 학생회는 학생회의 의사결정이 반영되지 않는 체육대회 진행에서 학생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전합니다. 개최를 앞둔 축제 준비 과정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야탑고등학교 학생회는 작년 학생회를 관장하는 부서인 학생인권안전환경부가 개편된 이래로 학생이 진정한 주인의식을 갖는 학교를 만들고자 학생회 조직을 개방하는 ‘열린 학생회’가 되어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회의 의사결정권이 제도화되어있지 않은 것이 학생회를 가장 힘들게 합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던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올해 야탑고등학교에서는 이와 관련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 새로운 기조를 띈 학생회가 만들어 놓은 학생 기획 행사 문화를 일부 이어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학생회 입장에서는 사업이 없어지는 커다란 손실입니다.

 

  이는 상하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부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답답하고 힘들게 됩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학생회 대표단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구축되어 학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습니다.

 

 

제언. 학교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학교와 학생회, 그리고 교육청이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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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U의 임원인 분당고등학교 정우진 학생회장은 작년 11월, 학교 동아리 대표 워크숍을 방문한 이재정 교육감님께 “학생자치회의 의사결정이 학교의 최고 결정권자에 의해 반려되어질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교육감님께서는 ‘소통과 존중, 화합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라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학생회의 건의사항도 교육감님의 답변과 맥락을 같이합니다.

 

 학교민주주의는 교장의 권위를 내려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지고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소통과 존중, 화합’을 위해서 공동의 목표를 ‘학교민주주의’라는 언어로 설정하고, 학생 인권의 존중, 정보 공개로 알 권리 보장, 불합리한 선도 및 학생지도 규정 재고, 학생자치회 의사결정권한 법제화, 대화와 화합의 자리 확대를 통해 나아가야 합니다.

 

   미처 언급하지 못한 건의사항도 많이 있습니다. 학생회, 자치법정, 바른생활부 등의 자치기구의 전용 교실이 부족하다는 문제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실효성을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 급식의 질 개선 문제 등이 그러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성남시 학생자치협의회와 이 간담회가 존재하는 이상, ‘교권이 보장되며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 주체 모두에게 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자치회’는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리를 마련해 주신 김선미 경기도성남교육지원청 교육장님과 송수용 장학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쓴이 박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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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L 1.0 by 분당지역고등학교학생회연합 B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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