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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단이 처음인 여러분께

by 박종한 ㅣ last update 2018-08-1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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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루 10기 의장을 역임한 박종한입니다. 차오름웹을 처음 제안했죠. 학생자치회원으로 선출되셨다구요? 학생회장단에 당선되셨다구요? 축하해요! 고생길이 열렸네요!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을 맡아 일하면서 학생회장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해왔는데요, 그 중 다른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뽑아봤습니다. 

 

펄펄 끓는 의욕과 막막함을 모두 가진 여러분께, 제가 감히 제안합니다!

 

1. ​‘기대 역할’을 파악하세요.

 

​분명 우리 사회는 학생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학생은 어른의 말을 잘 듣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학생은 화장을 하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옷을 입으면 안 된다.' 이런 거 있잖아요. 어떤 집단을 바라볼 때 가지게 되는 이런 선입견을 '프레임'이라고 불러요. 우리는 '학생은 이러해야 한다.'라는 프레임 속에 살고 있는 셈이죠. 학생회의 리더인 여러분은 교사 등 다른 세대의 사람들과 접촉할 일이 많습니다. 본인에게 기대되는 역할,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프레임을 곰곰히 떠올려 보세요.

이것을 파악하면 다양한 연령대와 가치관을 가진 학교 사회에 녹아들어 원하는 업적을 이루는 데 매우 유리해집니다. 나아가 회장단인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파악해 보세요. 본인의 머릿속에 있는 학생회장단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세요. 회장단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사람인가요? 선생님의 말을 따라 학생을 통제하는 사람인가요?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사기캐인가요?

2. 학교에서 땀흘려 일하시는 분들과 소통을 시작하세요.

 

당신은 '대표자'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이 할 일이죠. 다수의 '여론'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말을 전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다니는 학교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땀흘리고 있습니다. 청소 노동자님, 기사님, 행정실 주무관님, 매점 사장님, 조리사님, 영양사님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이분들은 어쩌면 어려분이 고민하고 있는 학교의 문제에 대해 핵심을 관통하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실 수 있는 분들입니다. 먼저 다가가 본인을 소개하고 어려운 일은 없는지 여쭤보세요. 이분들이 학생에게 먼저 말을 거시는 일은 드물잖아요. 그렇게 소통을 시작하는 겁니다 :)

 

3. 건의 게시판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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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학생들의 투표로 당선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당신의 힘을 키우는 일이죠. 학생회의 권력은 학생들로부터 나옵니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당신이 주장하는 의견이 게시판에도 적혀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학생의 여론’이 됩니다. 이때, 되도록이면 ‘건의함’ 보다는 ‘건의 게시판’이 좋습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며 관심을 기울입니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도 보십니다. 야탑고등학교 학생회는 ‘대답하는 건의사항 게시판’을 올해 설치했습니다. 제가 제안했죠(제안 내용 보기). 기존에는 학생부 교무실에서 설치한 화이트보드 건의사항 게시판이 존재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학생회 자치부에서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고 지워야만 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답변을 달기 어렵고 이전 건의사항은 확인할 수 없어 중복되는 내용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건의사항 게시판을 운영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건의사항이 지속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그게 보이지 않으면, 건의사항 게시판이 아무말 대잔치로 가득 찰 수 있습니다. 적어도 교장, 교감 선생님의 답변 '이래서 어렵다' 라도 답변으로 게시해 주세요.

이 부분에 대한 실천 방법은 곧 업데이트될 집단지성 포스트 ‘학생 의견을 수렴하는 n가지 방법’을 확인해 주세요.

4. 슬로건을 설정하세요.

 

슬로건을 설정하는 일은, 구성원의 가치관과 학생회의 운영 목표를 함축하는 일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슬로건이 있으면 사업을 계획할 때(특히 사업계획서를 멋들어지게 쓸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8년 7월까지 활동한 야탑고등학교 30대 학생회는 ‘학생이 주인이 되는, 열린 학생회’를 슬로건으로 삼고 활동했습니다. 이 슬로건에 따라 행사가 있을 때는 학생회 외부 학생에게도 최대한 많은 참여 기회를 주려 노력했습니다(스탭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봉사시간도 지급했습니다). 또 학생의 입장을 대신하여 강력한 주장을 펼쳐야 할 때는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를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잘릴 줄 알았음).

 

슬로건을 설정할 땐 ‘학생이 즐거운 학교 만들기’나 ‘학교 구성원의 소통이 원할한 학교 만들기’등 여러분의 학생회가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을 말로 풀어 써보세요. 그리고 학생회실 칠판에 크게 써보세요. 귀여워 보입니다.

5. 역할과 권한을 배분하세요.

 

당신이 학생자치회 조직을 구성하였고, 이제 일을 시키고자 한다면, '할 일'과 함께 권한을 부여하세요. 역할과 권한은 항상 함께 나누어져야 합니다. '이 일은 ㅇㅇ부 부장이 최고 권한을 맡고, 부장회의 또는 대의원총회의 의견이 없는 한 학생회장단은 간섭하지 않는다.' 이런 식이죠. 누군가에게 '책임자'라는 호칭을 주며 일을 줬다면, 그 일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해야할 때 책임자의 의견을 곡 물어보셔야 합니다. 많은 경우 선생님은 오직 회장단의 의견을 물어 빠르게 일을 넘기려고 하시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책임자의 의견을 물어보셔야 합니다. 그것이 조직입니다. 일을 맡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의사결정권이 존중받고 능력이 신뢰받는다는 마음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덧붙여, 대의원총회에 대해서도 의사 결정 기구로서의 대의원총회의 권한을 설정하고 권한을 안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회 활동 내용 검토', '중대한 의사결정 집행' 등이 역할과 권한입니다. 역할과 권한이 함께 나누어질 때, 안정적인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6. ‘공약 이행 계획서’를 작성하세요.

아이디어가 종합된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구성원이 함께 이해하는 것을 돕는 좋은 도구입니다.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것은 학생분들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책임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계획서에는 조직도를 담아도 좋고, 학생회의 슬로건을 담아도 좋습니다. 저희는 학생회 내부에서 업무 배분 시 사용하고, 대의원총회에서 각 학급 대표에게 배포했습니다. 위 사진 속 야탑고등학교 제30대 학생회 공약 이행 계획서는 아래에서 PDF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CWL 1.0 by 야탑고등학교 학생회 야온).

글쓴이 박종한

야탑고등학교 제30대 학생회 공약 이행 계획서

PDF 파일 다운로드

CWL 1.0 by 야탑고등학교 학생회 '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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